청계천을 따라 걷다 - 다리와 기억을 잇는 산책
청계천을 따라 걷다 – 다리와 기억을 잇는 산책
서울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청계천. 많은 사람들에게 청계천은 단순한 산책로일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오늘, 나는 '스프링' 조형물이 있는 곳에서 출발해 두물다리까지 걸으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작은 여행을 떠났다.
청계천, 기억 속의 강
청계천을 따라 걸을 때마다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내가 중학교 3학년 때, 배재중학교로 전학을 오면서 처음으로 서울 생활을 시작했다. 시골에서 올라온 아이에게 서울은 너무나도 낯선 곳이었다. 그러다 토요일이면 청계천을 따라 걸으며 사람 구경도 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향수병을 달래곤 했다.
그때의 청계천은 지금과는 전혀 달랐다. 청계고가도로가 도로 위를 가로지르고 있었고, 양옆에는 각종 기계 부품 상점과 고서점들이 줄지어 있었다. 주말이면 상인들이 북적이고, 뱀장수 같은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소음과 복잡함 속에서 오히려 위안을 느꼈던 그 시절의 기억이 오늘따라 선명하게 떠올랐다.
청계천 복원사업 : 자연과 역사의 회복
시간이 흐르며 청계천은 점점 더 낙후되었고, 환경 문제도 심각해졌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서울시는 대대적인 청계천 복원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이 사업은 2003년 7월에 착공하여 2005년 9월에 준공되었으며, 총 길이 5.84km 구간이 복원되었다. 당초 예상된 공사비는 약 3,494억 원이었으나 실제로는 설계 변경, 물가 변동 등으로 인해 약 3,867억 원이 소요되었다.

복원된 청계천은 2005년 10월 1일에 정식으로 개장되었고, 개장 첫 달에는 약 627만 명이 방문하여 하루 평균 21만 명이 청계천을 찾았다. 지금의 청계천은 단순한 복원의 의미를 넘어 서울 시민들의 쉼터이자 대표적인 관광 명소가 되었다.
청계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들
1. 모전교

2. 광통교

3. 광교

4. 장통교

5. 삼일교

6. 수표교

7. 관수교

8. 세운교

9. 배오개다리

10. 새벽다리

11. 나래교

12. 맑은내다리

13. 다산교

14. 영도교

영도교는 단종과 관련된 슬픈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단종이 수양대군(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영월로 유배를 떠날 때, 그의 왕비 정순왕후가 이 다리까지 배웅을 나왔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다시 만나지 못했으며, 이로 인해 영도교는 "영이별 다리" 또는 "영영 건넌 다리"라는 별칭으로도 불렸습니다. 조선 성종 때는 돌다리로 보수되었으나, 흥선대원군이 경복궁 중건을 위해 다리의 석재를 사용하면서 나무 다리로 대체되었습니다. 이후 일제강점기에는 콘크리트 다리로 재건되었으나, 1960년대 청계천 복개 공사로 사라졌습니다. 현재의 영도교는 2005년 청계천 복원 사업을 통해 새롭게 세워진 것입니다. 영도교는 단종과 정순왕후의 이야기를 기리며,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는 중요한 유산으로 남아 있습니다. 😊 |
15. 황학교

16. 비우당교

17. 무학교

18. 두물다리


사진으로 보는 청계천


청계천 다리 정보(요약)
번호 | 다리 이름 | 특징 |
---|---|---|
1 | 모전교 | 조선시대 모전방(毛廛坊)이 있던 자리에서 유래 |
2 | 광통교 | 태종 때 지어진 역사적인 다리 |
3 | 광교 | 조선 시대부터 존재한 다리 |
4 | 장통교 | 과거 상업의 중심지였던 곳 |
5 | 삼일교 | 3.1 운동을 기념하여 명명된 다리 |
6 | 수표교 | 조선 시대 청계천 수위를 측정하던 장소 |
7 | 관수교 | '물을 바라보는 다리'라는 뜻 |
8 | 세운교 | 세운상가와 연결된 다리 |
9 | 배오개다리 | 지역의 옛 지명 '배오개'에서 유래 |
10 | 새벽다리 | 새벽 시장을 오가는 상인들을 위한 다리 |
11 | 나래교 | '날개'를 뜻하는 순우리말에서 유래 |
12 | 맑은내다리 | '맑은내'는 청계천의 순우리말 |
13 | 다산교 | 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의 호에서 유래 |
14 | 영도교 | '영도'는 '물 위의 섬'이라는 뜻 |
15 | 황학교 | 이름의 유래 불분명, 역사적 인물 관련 가능성 |
16 | 비우당교 | 조선 중기 문신 이현보의 호에서 유래 |
17 | 무학교 | 조선 태조 이성계의 스승 무학대사에서 유래 |
18 | 두물다리 | 청계천과 중랑천이 만나는 합류 지점 |
걷는다는 것의 의미
청계천을 따라 걷다 보니, 한 시간 남짓의 산책이 마치 긴 여행처럼 느껴졌다. 도심 속 자연과 역사, 그리고 내 어린 시절의 기억까지 한데 얽혀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두물다리까지 걸어가 보니 그 이후로 공사 중인 구간이 나왔다. 그래서 여기까지가 끝인가 싶었는데, 글을 정리하며 보니 황학교, 신답철교, 제2마장교, 용답역고가교, 청계천고가교 등이 더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직 가보지 못한 다리가 있다는 것은 다음번 산책의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는 뜻이기도 하다. 청계천은 단순한 도보길이 아니라, 나처럼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걸을 수 있는 시간 여행의 공간이기도 하다.
여러분은 청계천을 걸어보셨나요? 어떤 기억이 떠오르셨나요?
청계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알고 싶은 분들은 요기를 방문해 보세요
https://museum.seoul.go.kr/cgcm/index.do
청계천박물관
1존 개천시대 조선의 수도 한양의 중심을 가로지르던 개천(청계천)이 도심 하천으로서의 역사를 시작하는 내용을 다룬다. 한양 정도定都 과정과 도성 안 물길을 다스리는 개천 관리 연표를 비롯
museum.seoul.go.kr
ps : 청계천을 걷다 보면 화장실이 없습니다. 처음에는 화장실 좀 만들지 했는데 안내판을 보고서야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동물 동반 출입도 시범운영 중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