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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는 곳

파주 출판단지 : 지혜의 숲 방문기

by 두 번째 햇살 2025.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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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숲 방문기

파주는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으면서도 자연과 문화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곳이다. 맛집과 대형 카페도 많지만, 파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역시 출판단지다.

 

파주출판단지는 1989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해 2001년 본격적으로 문을 연 국내 최대 규모의 출판문화 단지다. 약 150만㎡의 넓은 부지에 300여 개의 출판사, 인쇄소, 서점, 도서관, 갤러리 등이 입주해 있으며, 출판 산업과 문화 예술이 융합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출판도시문화재단이 중심이 되어 운영하며, 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열린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지혜의 숲

이곳에서 나는 특별한 공간을 발견했다. 바로 ‘지혜의 숲’이다.

지혜의 숲이 있는 건물에 가기 전에 만난 귀요미들

 

파주출판단지는 예전에도 몇 번 와본 적이 있었지만, ‘지혜의 숲’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거대한 책장이 천장까지 빼곡하게 차 있는 공간, 넓고 탁 트인 내부, 그리고 곳곳에서 조용히 책을 읽거나 공부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곳에서는 혼자여도, 누군가와 함께여도 자연스럽게 책과 가까워지는 기분이 든다. 아이와 함께 온 가족, 연인과 나란히 앉아 책을 읽는 커플, 노트북을 켜고 작업하는 사람들까지, 각자만의 방식으로 공간을 즐기고 있었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시간이었지만, 책을 둘러보다가 김훈 작가님의 산문집 ‘라면을 끓이며’를 발견하고는 망설임 없이 한 권 구매했다. 책 속의 문장들이 이곳의 분위기와 묘하게 잘 어울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서점에서 책을 사는 것과는 또 다른 경험이었다. 오랜만에 책을 한가롭게 들춰보며, 책이 주는 여유로움을 만끽했다.

이번 방문은 잠깐 들르는 정도였지만, 다음에는 아예 하루 종일 이곳에 머물며 책 속에 파묻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유로운 시간 속에서 책장을 넘기는 소리만 들리는 공간, 그 속에서 차 한 잔과 함께 보내는 하루는 상상만으로도 근사하다. 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지혜의 숲’은 단순한 독서 공간이 아니라, 책과 더 깊이 교감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였다.

 

 

Tip. 지혜의 숲은 파주의 대표적인 자연 명소인 심학산과도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 후, 가벼운 산책이나 등산을 즐기고 싶다면 심학산에 올라보는 것도 좋다. 정상에 오르면 파주 출판단지와 임진강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멋진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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