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끈한 인연, 아는 형님
살아오면서 수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었다. 지금까지도 좋은 관계를 이어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이유에서인지 인연이 끝난 사람도 있다.
부모님이나 친인척은 내 의지로 결정한 인연이 아니지만, 그 외의 많은 관계는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운명처럼 이어진 인연이 있다.
1988년, 대학 신입생 시절
대학에 입학한 후, 과 내 야구 동아리에 가입했다. 우리 학과(Agricultural Economics)의 이름을 따서 "AGRICS"라는 이름을 사용하던 동아리였다. 지금도 프로야구의 인기는 높지만, 그 당시에도 야구는 최고의 인기 스포츠였다. 나 역시 활동적인 운동을 하고 싶었기에 자연스럽게 가입했다.
그때, 이 동아리에서 지금 이야기하려는 분을 만났다. 졸업을 앞둔 선배님이었고, 학번 차이도 꽤 났기 때문에 감히 말도 걸기 어려운 존재였다.
졸업 후에도 이어진 인연
선배님은 졸업 후 취업을 하셨지만 인연이 완전히 끊긴 것은 아니었다. 야구 동아리에서는 매년 정기적으로 선후배 경기를 했고, 덕분에 1년에 한두 번씩은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었다.
그러다 내가 취업을 준비하던 시기에 형님은 본인이 다니는 회사에 대한 정보를 주셨고, 그 이야기를 듣고 관심이 생겨 결국 지원하게 되었다. 그리고 운명처럼 나도 그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다.
같은 회사라 해도 업무가 달라 함께 일할 기회는 없었지만 같은 대학, 같은 과, 같은 동아리라는 인연 덕분인지 자연스럽게 관계를 이어갔다.
끊어지지 않는 인연의 끈
선배님은 워낙 사교성이 뛰어나고 업무 능력도 출중하셔서 직장 내에서도 승승장구하셨다. 결국, 모든 직장인의 꿈인 임원 자리까지 오르셨다. 그리고 지금은 나처럼 백수(白手) 생활을 하고 계셔서 요즘도 가끔 만나 술 한잔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자주 보이는 장면처럼, ‘법적 임기가 남아 있음에도 사퇴를 종용받는’ 일이 형님께도 벌어졌던 적이 있었다. 당시 형님은 많이 힘들어하셨고 우리는 자주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마음을 나누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형님도 서운했던 마음을 많이 내려놓으셨고, 이제는 인생 2막을 준비 중이시다. 그리고 나 역시 퇴직 후 허전하고 무거운 마음이 들 때 형님은 큰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다. 내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기에 나도 스스럼없이 고민을 털어놓는다.
운명처럼 이어진 인연
이런 인연이 또 있을까?
같은 대학, 같은 과, 같은 동아리, 같은 직장. 심지어 마지막에는 내 직속상관까지. 때론 우연처럼 보이는 일들이 돌이켜보면 필연이었던 것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내게는 아는 형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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